2000, 2010년대에는 뉴스나 기사들에서 한국을 IT강국이다 하면서 자화자찬한걸 종종 들었던 기억이 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어떤것이 뛰어났는지, 정말 그랬던것인지, 잘한것과 그 당시 한계들을 봐보자.
우선 IT강국이라 불린 배경을 알아보자. 한국은 1990년대 초반 까지만 하더라도 전화국이라는 장소가 활발했다. 서울을 예로들면 서울을 구단위 혹은 동단위로 행정구역을 나눠서 전화국을 배치 한다는것이다. (EX. 영등포 전화국, 화곡 전화국, 광진 전화국, 양재 전화국, 혜화 전화국 등). 이 전화국에다가 가정또는 회사가 전화를 가입하고 싶다고 돈을 내고 신청을 하면 가정이나 회사 전화기 까지 전화선을 깔아준다. 이 전화선으로 전화와 PC통신도 모두 처리한다. 하지만 그 당시 한국통신(현 KT)이 광고한 속도는 이맘때즈음 56Kbps 정도 이다. 실제로는 여러 요인으로 이것보다 느렸다. 그렇기에 3MB 정도의 파일을 다운로드 하려면 대략 10분 정도 걸리는 상황이었다. 전화선을 두개를 맞물려서 2배의 속도를 제공한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종량제처럼 쓰는 만큼 돈을 많이 내야했고,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어서 많이 쓰이지 않았다. 돌아보면 이는 현재에 비해 아주 못 미치는 속도이다.
이때 1999년 하나로 통신(현 SK브로드밴드)에서 등장한 기술이 ADSL(Asymmetric Digital Subscriber Line)이다. ADSL은 그 당시 1MB/S 급의 성능을 냈다. 이는 그당시 속도 56Kbps의 142배 정도 되는 빠르기이다. 어떻게 해서 기존에 깔려있던 인프라인 전화선을 사용 하면서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전에 사용됐던 Modem과 ISDN을 먼저 알아보자.
Modem은 전화선에 아날로그 신호를 실어서 보내는 방식이다. 컴퓨터는 디지털 신호(0,1) 밖에 인식하지 못하기에 Modem이라는 기기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컴퓨터가 인식하는것이다. 이 모뎀은 1990년대 전후로 한국에 들어와서 이 모뎀을 통한 PC통신은 2.4Kbps에서 56Kbps까지 속도가 발전했다. 그러다가 ADSL같은 고속인터넷이 상용화 되면서 점점 사라졌다. Fax를 보내는데 많이 쓰였던 기기이고, Modem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느냐 아니면 물리적 장치로 구현하느냐, 혹은 컴퓨터에 본체에 붙혀서 쓰느냐 컴퓨터 바깥에 따로 장치를 두느냐 해서 정말 여러가지 Modem이 있었다.
ISDN(Integrated Service Digital Network)은 데이터를 보낼때 애시당초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서(encoding) 전송해서 Modem 장치가 필요가 없다. ISDN이 Modem에 비해 장점이 있었는데 이는 전화와 PC통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Modem은 하나의 전화선으로 동시에 PC통신과 전화를 하기에 전화선이 1개만 깔려있는 집에서는 전화와 PC통신을 동시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ISDN은 하나의 전화선안에 2개의 채널인 전화 채널과 데이터 채널을 분리했다. 그래서 전화와 PC통신이 동시에 가능했다.
전화국에서 가정이나 회사의 전화기까지 전화선이 연결되어있다. 이 전화선은 대부분 구리선을 2가닥 꼬아서 전화국에서 전화기 까지 이어져 있다. 이때 이 구리선들은 전기신호를 전송하는데, 전화는 300hz 정도에서 3400hz 정도의 주파수만 사용했다. 하지만 이 구리선은 그 이상의 주파수도 전송할 수 있었다. ADSL은 그 이상의 주파수를 데이터를 통신하는데 사용한 것이다. 기존에는 300hz ~ 3400hz 사이의 주파수로만 채널을 만들었기에 만들 수 있는 채널이 얼마 없었다. 하지만 ADSL은 그 이상의 25Khz ~ 2000Khz까지의 주파수도 사용했다. 이 신호를 저주파 신호랑 같이 전송한후 송신자에게 스플리터라는 장치를 두어 분리 한것이다. 이렇게 전화와 PC통신을 둘다 가능하게 했다.
이쯤에서 ADSL의 A의 의미를 알 수 있을것 같다. A는 Asymmetric(비대칭적)의 약자였다. 결국 ADSL은 주파수를 넓게 씀으로써 통신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었다인데, 좀 더 주파수를 많이 쓸 수 없을까 하는 의미에서 나온 생각이다. 사람들은 파일을 업로드와 다운로드 할때 비중이 대부분 다운로드를 많이 한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는것,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는것, 음악을 내려받는것 전부다 다운로드이다. 그래서 Asymmetric의 뜻은 다운로드쪽에 주파수를 더 많이 할당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러한 ADSL은 극복해야하는 한계가 있다. 바로 신호는 주파수가 높아지면 전송거리가 짧아진다는 특정이 있다. 즉 전송거리가 멀어질수록 신호가 약해져서 데이터가 손상되거나 전송속도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는 또 전화국의 DSLAM(Digital Subscriber Line Access Multiplexer)으로 해결하는데, 송신자가 ADSL로 데이터를 전송하면 전화국에서 신호를 잡아 광섬유 기반 네트워크로 수신자의 집 근처 전신주나 아파트 지하에 있는 ADSL 장비까지 전달한다. 그 후에 단말기까지 다시 ADSL로 수신 받음으로써 해결한다는 것이다. 즉 중간에 전화국이 매개체가 되어 손상되기 쉬운 신호를 배달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사정을 이제 살펴보자 일본과 독일 등 많은 나라에서 ISDN을 주력 통신망으로 깔아놓았기 때문에 2000년대 중반까지 사용했고, 미국에서도 상당수 지역에서 꽤나 오랫동안 사용했다. 물론 중국과 인도 등 많은 개발도상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ISDN이라도 깔려있지 않는 나라가 대다수였다. 그 때문에 해외여행을 간 한국인들이 후진국뿐만 아니라 선진국들이라는 나라들에서도 인터넷 속도는 한국이 빠르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이다.
'데이터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가 간 통신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2) (2) | 2025.01.14 |
---|---|
국가 간 통신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1) (1) | 2025.01.14 |
사물을 식별하는 기술(RFID) (0) | 2025.01.08 |
다른 지역 사람과 어떻게 전화 할 수 있을까? (0) | 2025.01.07 |
빠른 인터넷 속도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 것일까? (0) | 2025.01.06 |